Fable 5로 세 번의 대화 만에 — GPT-5.5로 막혔던 캔버스를 벡터 툴로
GPT-5.5로는 막혔던 캔버스 펜툴을, 오늘 나온 Fable 5로 세 번의 대화 만에 해냈다. 대신 Max 100의 5시간 한도를 절반 가까이 태웠다.

결론부터. 오늘 새로 나온 Fable 5로, 캔버스를 일러스트레이터급 벡터 툴로 끌어올렸다. 펜툴·도형·면/선 색·회전·이미지 크롭·PDF까지. 단 세 번의 대화로.
전에는 안 됐다. 같은 작업을 GPT-5.5에게 맡겼을 땐 매번 어딘가에서 막혔다. 펜으로 그린 패스를 다시 편집하는 부분, 베지어 핸들을 좌표계 사이에서 변환하는 부분, '그리는 과정이 화면에 보이게' 만드는 부분 — 하나를 고치면 다른 하나가 무너졌다. 결국 그때는 펜툴과 도형을 통째로 걷어냈다. "어설프게 흉내 낸 기능은 없느니만 못하다"고 적어 두고서.
그런데 오늘 모델을 바꾸자 그 벽이 사라졌다. 걷어낸 게 틀렸던 게 아니라, 그때의 도구로는 거기까지였던 거다.
무엇을 만들었나
위 그림은 새 캔버스로 직접 그린 것이다. 펜으로 그은 곡선, 면과 선에 색을 입힌 원과 삼각형, 비스듬히 돌린 사각형, 별, 그리고 글자 카드까지 한 판에 들어간다. 핵심만 추리면 이렇다.
- 펜툴(P) — 일러스트레이터와 동일하게. 클릭은 직선, 드래그는 곡선(베지어 핸들이 딸려 나온다). 시작점을 다시 클릭하면 패스가 닫힌다. 그리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보인다.
- 직접 선택(A) — 흰 화살표. 앵커(꼭짓점)를 잡아 옮기고, 핸들로 곡률을 바꾸고, 더블클릭으로 직선↔곡선을 토글한다. 도형을 진짜로 '편집'할 수 있다.
- 기본 도형 — 사각형(M)과 원(L). 둘 다 그냥 패스라서, 그린 다음 펜·직접선택으로 이어서 주무를 수 있다.
- 면/선 색 —
D로 기본색(흰 면·검은 선),X로 면↔선 전환,Shift+X로 맞바꿈,/로 활성 색을 '없음'으로. 카드 노드에도 똑같이 면·선·굵기가 들어간다. - 회전 — 검은 화살표로 단일 선택하면 회전 핸들이 뜬다.
Shift를 누르면 15도씩 스냅. 크기 조절도Shift로 비율을 유지한다. - 이미지 크롭 / PDF — 이미지는 더블클릭해 원본 훼손 없이 영역만 잘라내고, PDF는 캔버스 안에서 스크롤하며 본다.
세 번의 대화, 그리고 청구서
해낸 건 모델만의 공이 아니다. 세 번의 대화는 짧지 않았다. 매번 만든 즉시 브라우저에서 픽셀 단위로 검증하고, 안 되는 걸 들고 다시 들어가는 식이었다. 그렇게 50개의 자동화 테스트가 화면에 실제로 칠해졌는지까지 확인하며 통과했다.
대신 값은 치렀다. Max 100 요금제의 5시간 사용 한도를 이 작업 하나로 거의 절반(약 50%) 써버렸다. Fable 5는 분명 더 멀리 갔지만, 그만큼 더 많이 먹었다. 빠르고 강한 모델일수록 "한 번에 얼마나 태우는가"를 같이 봐야 한다는 걸 청구서가 알려줬다.
그래도 남는 교훈 하나
가장 오래 잡은 버그는 기능이 아니라 '안 보이는' 문제였다. 펜으로 선을 긋는데 마우스를 떼기 전까지 아무것도 안 보였다. 원인은 한 줄 — 미리보기 레이어 크기가 0×0이었고, 크롬은 크기가 0인 SVG는 넘침 허용을 줘도 그리지 않는다.
진짜 문제는 처음 테스트가 이걸 못 잡았다는 거다. "요소가 DOM에 있는가"만 봤지 "화면에 칠해졌는가"는 안 봤으니까. 모델이 아무리 좋아져도, "있다"와 "보인다"는 다르다. 사람이 보는 결과를 확인하지 않는 테스트는, 좋은 모델의 실수도 그대로 통과시킨다. 도구가 빨라질수록 이 원칙이 더 중요해진다.